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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플립 순수하지만 확실한 첫사랑

by 보름Moon 2022.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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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 , 적극적인 로멘티스트 이야기

내가 6살 때 브라이스가 맞은편 집으로 이사를 왔다. 첫눈에 반한 나는 브라이스가 쑥스러워서 표현은 못한다고 생각해서 더욱더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했다. 브라이스와 같은 중학교에서 같은 반이 된 난 친구들이 커플이라고 놀리는 것도 즐거워했다. 그런데 어느 날 동네에 버스 정류장 앞에 내 오랜 친구와 같은 큰 나무를 공사로 잘라 버린다고 하는 것이다. 나는 너무 슬펐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친구들에게 같이 올라와 도와달라고 했지만 그 누구도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브라이스 마저 나를 외면했다. 아빠가 오셨고 난 아빠의 설득에 어쩔 수 없이 나무에서 울면서 내려왔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나무를 못 알아보는 어른들에게 너무 화가 났고 가슴이 찢어지게 슬펐다. 난 우느라 학교도 며칠 동안 가지 못했다. 그래도 아빠가 영원히 기억에 담을 수 있는 나무의 멋진 그림을 그려서 나에게 주셔서 큰 위안이 되었다. 며칠 후 학교에선 과학 발표회를 했고 난 병아리를 부화시키면서 1등을 했다. 브라이스는 화산 폭발을 준비했는데 그것도 참 멋있었다. 내가 키운 병아리는 우리 집 뒷마당에서 아주 건강하게 잘 자랐다. 알을 많이 낳아서 이웃집 아주머니에게 팔면서 용돈을 벌었는데 이렇게 귀한 달걀을 브라이스에게 꼭 주고 싶었다. 고맙게 받는 브라이스에게 난 매일 계란을 갖다 주면서 행복했다. 그런데 어느 날 브라이스가 계란을 몰래 갖다 버리는 모습을 보았다. 우리 집 마당이 너무 더럽기 때문에 분명 그 계란들은 균에 감염이 되었을 꺼라면서 버리게 된 이유를 이야기했다. 너무 잔인했다. 너무 속상한 나는 우리 집 앞마당을 다른 집처럼 멋있게 가꾸자고 아빠에게 말했지만 아빠 동생을 돌보느라 돈이 없어서 안된다고 하셨고 이일로 엄마 아빠가 싸우셨다. 너무 속상한 일이다. 그렇지만 난 달걀을 판 돈으로 앞마당을 이쁘게 가꾸기 시작했고 브라이스 할아버지가 많이 도와주셨다. 우리는 가까운 친구가 되었다. 며칠 브라이스를 못본체 했지만 마음이 많이 풀려서 브라이스를 찾아 도서관으로 갔다. 난 도서관에서 브라이스가 우리 가족에 대해 나쁘게 말하면서 웃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더 이상 나는 브라이스를 이해할 생각도 없었고 화가 너무 많이 났다. 난 이제 더 이상 브라이스를 좋아하지 않는다. 브라이스 집에 저녁 초대를 받은 우리 가족은 생각보다 훨씬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되었지만 난 브라이스가 많이 신경 쓰였다. 내가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둘은 아무 대화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신기하게 브라이스에 대한 분노가 사라져 버리고 아무런 감정이 남아 있지 않았다.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는 걸 느꼈다. 학교에서 자선행사로 브라이스가 나간다는 소식에 내 마음이 흔들릴까 봐 걱정이 많이 되었다. 그래서 난 일부러 다른 모범생 아이를 골랐고 같이 점심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갑자기 브라이스가 다가와 내 손을 잡아끌더니  다른 아이들 앞에서 입을 맞추려고 하는 것이다. 내 인생에 최악의 순간이었다. 난 울면서 집으로 갔고 브라이스의 전화와 사과 어느 것도 받지 않았다. 꼴도 보기 싫었다. 며칠 후에 우리 집 앞마당에서 나무를 심는 브라이스를 보게 된다. 브라이스가 사과의 의미로 나를 위해서 땅을 파고 나무를 심고 있었다.  난 브라이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기로 마음을 바꾼다. 우리는 서로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해보기로 했다. 

브라이스 , 결국엔 마음을 빼앗긴 소년 이야기

새로운 동네로 이사 온 첫날 앞집에 사는 줄리라는 여자 아이가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이쁘지도 여성스럽지도 않은 그 아이는 자꾸 내 눈을 보면서 부담스러워하고 내 손까지 잡았다. 최악이다. 중학교 첫해에 그 아이와 같은 학교 같은 반이 되면서 중학교의 아이들이 우리 둘의 관계를 놀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난 그 아이가 더욱 부담스럽고 싫었다. 줄리를 떼어 내기 위해서 딴 여자 아이를 좋아하는 척도 해보았지만 다른 친구 덕분에 계획은 실패했다. 줄리는 자꾸 말을 걸어오고 어떤 날은 내 뒤에서 냄새를 맡기도 한다. 정말 이상한 여자 아이다.  스쿨버스 정류장에 있는 큰 나무에 올라가 항상 숫자를 센다. 내 친구 그 누구도 줄리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나도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그 나무가 베어지는 날이 줄리는 그 나무 위에서 내려오지 않겠다고 시위를 하면서 나에게 도와 달라고 했지만 난 무시를 했다. 나무 하나에 목숨을 걸다니 정말 이상한 아이다. 그 사건이 있은 후 그 이야기가 마을 신문에 났는지 할아버지가 줄리를 아느냐고 물어보셨지만 난 잘 모른다고 대답했다. 할아버지는 줄리를 아주 특별하고 대단한 아이라고 칭찬하셨지만 난 이해할 수 없었다. 어느 날은 줄리가 바구니에 계란을 한가득 갖고 왔다. 줄리네 정원은 더러운데 계란도 더러워 보였고 아빠가 사모 넬라 균이 있을 수도 있으니 갖다 버리라고 하셨다. 몇 번을 갖다 버렸는데 어느 날 줄리가 그 모습을 보았고 아주 많이 화를 내고 속상해했다. 나는 균이 있을까 봐 못 먹었다며 둘러 댔지만 미안하다고는 하지 않았다. 학교에서도 어디에서도 줄리를 마주쳤지만 줄리는 나를 아는 척하지 않았지만 난 이상하게 편하다는 마음보다는 불편하고 계속 신경이 쓰였다. 할아버지는 줄리 이야기를 하시면서 사람들 중에는 그저 평범한 사람과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 있다며 빛나는 사람을 찾으라고 하셨다. 갑자기 줄리 생각이 나면서 신문에 있는 줄리 이야기를 자세히 읽어 보고 나도 모르게 빠져 들었다. 그날부터 나는 계속 줄리 기사를 읽었고 생각이 났다. 그렇지만 친구가 줄리 가족을 무시하는 발언을 해도 난 바보같이 줄리 편을 들어주지 못하고 웃기만 했다. 이대화를 줄리가 도서관에서 모두 들었고 저녁식사에 초대된 줄리는 나에게 다시는 나와 말을 하지 않겠다며 되돌리수 없을 만큼 화난 눈치였다.  난 줄리를 좋아한다. 아니 결국 좋아하게 되었다. 누가 뭐라고 하든 평범하지 않고 당당하고 적극적이고 똑똑하기까지 한 줄리가 너무 좋다. 학교 행사로 경매에 나가게 된 나를 줄리가 선택해 주기를 기다렸지만 줄리는 다른 아이를 선택하고 점심을 먹었다. 난 참을 수 없어서 점심을 먹는 도중에 줄 레에게 다가가 입을 맞추려는 바보 같은 선택을 했다. 내가 머리가 어떻게 되었나 보다. 몇 날 며칠 사과를 하기 위해 집에도 찾아가고 전화도 수십 통 했지만 줄리의 얼굴을 볼 수도 없었다. 나는 줄리를 위해서 진정으로 줄리가 원하는 것을 해주기로 마음먹었다. 줄리네 정원으로 가서 열심히 땅을 파서 그녀를 위해 나무를 심어 주었다. 드디어 줄리가 마음을 풀어 주었고 우리는 같이 나무를 심으면서 길고 긴 이야기를 시작했다.   

서툴러서 첫사랑이다. 그리고 성장한다.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줄리가 정말 눈치가 없다고만 생각했고 브라이스는 너무 잘생겼다고 생각한 게 다였다. 수많은 사건들이 있었지만 영화가 정말 잔잔하기만 하고 결정적인 사건이 없구나 하면서 조금은 실망했던 것 같다. 몇 년 후 영화를 다시 보고는 난 다른 생각을 하게 됐다. 줄리는 눈치가 없는 게 아니고 자기 생각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적극적인 아이였다. 그녀가 하고 있는 사랑, 공부도 가족에게도 최선을 다하는 멋진 소녀의 모습이었다. 반면에 잘생긴 브라이스는 여전했지만 주변의 눈을 너무 신경 쓰는 브라이스가 조금은 비겁해 보였다. 근데 어찌 보면 브라이스가 보통의 남자아이를 그대로 표현한 것 같기도 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둘의 사랑을 적극적으로 지지했지만 해피앤딩 부분은 본격적으로 무언가를 하기도 전에 영화가 끝나 버려서 약간의 찝찝함이 남는 영화였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쥴리의 아빠에 대해서 말해 보고 싶다. 

한마디로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사람이다. 본인의  장애가 있는 동생을 비싼 시설에 맡겨야 한다는 이유로 온 가족이 가난을 견뎌고 희생해야 한다는 논리가 너무 화가 났다. 이 원작이 2001년에 나왔다고 해도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자식이 셋이나 있는 한 집안에 가장에게 가장 중요한 게 장애가 있는 동생이라면 당장 이혼을 당해도 이상하지 않다. 사실 이런 무능력한 줄리의 아빠를 한심하게 보는 브라이스의 아빠는 현실에 있을 법한 보통의 인물로 훨씬 더 공감이 간다. 나름 악역이긴 하지만 솔직히 납득이 가는 그의 무례한 행동들이 우리들 눈에는 훨씬 더 자연스러워 보였다. 이 영화는 순수한 첫사랑 영화다. 보는 내내 입가에 미소를 띠게 하는 따뜻한 영화이지만 어쩐지 마지막은 좀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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