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울타리가 되어 줄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할리우드 영화에 몸이 커다란 흑인이 나오는 영화는 대체로 폭력적이어서 휴먼 드라마 하고는 거리가 멀다. 나도 이영화를 제목과 포스터만 봤을대 어느 정도 편견을 갖고 보기 시작했던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영화는 휴머니즘의 결정판 그리고 최고의 해피 앤딩이다. 더욱 충격적 인사실은 이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고 영화를 보고 나서 실제로 이 가족들을 사진으로 봤을 때 기분이 묘했던 것 같다. 영화를 보는 내내 무엇보다 놀라웠던 점은 백인 상류층에 속하는 투 오 가족의 엄마 리앤이 마이클을 대하는 태도였다. 어두운 저녁 오랫동안 혼자 있던 마이클에게 다가가 이름을 묻고 집에 큰 소파를 잠자리로 내놓으면서 그녀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저 도도해 보이던 그녀가 자신이 한 결정에 100% 확신은 없었지만 일단 마이클을 믿어 보기로 하는 장면에서 리앤은 겉만 번지르르한 가짜가 아닌 진정한 상류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완전해 보이는 한 가정에 어느 누구도 반기지 않을 만한 존재를 진정한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그 아이의 미래를 위해 이토록 헌신할 수 있는 건 리 앤이 진짜 마이클의 엄마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을 것이다.
엄마는 자식이 힘들면 응원해 주고, 도움이 필요할 땐 온 힘을 다해 지원해 주며 끝까지 믿어주는 그런 존재 이기 때문이다.
나는 여기서 어떻게 리앤이 이렇게 큰 결정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영화에서도 등장하고 있지만 , 상류층이라는 탈을 쓰고 겉치장에만 돈과 시간을 쓰는 리 앤의 아는 엄마들처럼 , 대부분의 돈 좀 있다는 사람들은 자기중심적인 편견을 갖고 주변의 사람들을 평가하는 편이다. 누가 특별하게 준 것도 아닌 자신들만의 특권을 그룹화시켜 모이고, 그 그룹 멤버들이 평가하는 기준을 만들어 타인들을 평가하고 깎아내리면서 즐거워하기까지 한다. 이런 사람들은 가짜 상류층이다. 리앤이 마이클의 순수한 모습 그리고 그가 갖고 있는 재능이 아까워서 키워 주고 싶은 마음에서 가족이 되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아이의 부모를 찾거나 , 큰소리로 사람과 싸우거나 혹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 아들이라고 큰소리로 말하지는 않는다. 어떤 의미에서는 리앤이 마이클을 가족으로 받아 드리고 그 아이를 위해 헌신한 모습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것 일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어느 방향이든 그녀는 대단한 여자 그리고 엄마이다.
마이클은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를 좋아하지 않는다.
영화는 극적인 내용들이 첨가가 되어야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은 정해진 공식 같은 것이다. 그러니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부분들이 많이 첨가된 모양이다. 마이클이 투오이 가족을 만나면서 완전하게 다른 인생을 산 것은 맞으나 그의 암울했던 어린 시절은 그에겐 덮고 싶은 과거일 뿐이었다. 영화가 개봉되면서 말하고 싶지 않은 과거가 자꾸 입에 오르내리니 마이클은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한다. 여기저기에선 마이클의 드라마틱한 인생 역전에 대한 방송을 내보내기 위해 암울했던 과거를 중점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고 한다. 더욱이 마이클이 축구에 소질이 없어 어린 꼬마 SJ에게 코치는 받는 부분은 말도 안 되는 어이가 없는 파트 라며 영화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화를 냈다고도 한다.
그런데 관객인 내 입장에서는 그 부분이 참 재밌었다는 게 미안하고 아이러니하다. 꼬맹이한테 코치를 받는 거인의 모습이 어쩐지 우스꽝 스럽고 귀엽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현재 그의 진짜 인생도, 영화 속에 그의 인생도 모두 해피 앤딩이니 그것으로 만족해주는 이해심도 필요하다고 생각해본다.
외로운 한 소년의 행복을 찾는 이야기
마이클은 누가 봐도 정말 큰 소년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빅 마이크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그게 본명인지 별명인지 아무도 몰랐다.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가족도 잘 곳도 없던 마이클을 리 앤이 불러 세워 집으로 데려간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리앤은 그래야 한다고 생각을 했고 가여운 마이클을 집에서 같이 생활하게 해 주면서 영화는 시작한다. 추수 감사절을 같이 보내고 크리스마스까지 같이 보낸 이들은 결국에는 정말 가족이 된다. 리앤 가족이 마이클을 입양한 것이다. 큰 덩치 덕분에 미식축구에 재능이 있었던 마이클은 엄마 리앤의 열렬한 지원을 받아 고등학교팀에 들어가 결국 승리로 이끌고 대학교를 골라서 갈 수 있는 유리한 입장이 되었다. 결국엔 엄마 아빠가 졸업한 대학교로 입학을 하면서 그곳에 있는 미식축구 팀을 승리로 이끌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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