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들의 상상력 넘치는 생존기
도쿄 인근 산에 너구리들이 인간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고 있다. 먹을 것은 넉넉했고 인간이 남기고 간 집들은 좋은 터전이 되어서 새끼도 많이 낳고 걱정 없이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타마 뉴타운 건설로 이들이 살던 산과 자연이 파괴되면서 집고 먹을 것도 부족하게 되면서 너구리 종족끼리 싸움이 일어나게 된다. 이 싸움을 지켜보던 오로쿠 할멈은 이렇게 동족끼리 싸우게 되면 결국엔 멸종할 수 있다며 다 같이 이 위기를 극복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단합을 도모한다. 너구리 들은 개발로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 무리들을 산에서 몰아내기로 계획한다. 할멈은 인간 세계로 들어가 그들이 사는 방식을 알아 오기 위해서 변신술이 필요함을 이야기하면서 그동안 금기시되어왔던 변신술을 허락하게 된다. 변신술을 배우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몇몇 너구리 들은 아주 능해졌지만 그렇지 못한 다른 너구리 들은 인간을 위협하며 인간을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다. 인간의 죽음으로 기뻐하면서 승리를 예상했지만 인간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산을 깎고 나무를 자르면서 개발을 계속해 간다. 귀신이나 요괴로 변신해 가면서 인간을 몰아내려고 했지만 이런 방법으로는 인간을 완전히 몰아낼 수 없음을 깨닫는다. 너구리들은 사범 너구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요괴 대작전을 펼쳐 인간들에게 공포심을 주려고 했는데 이 계획도 원더랜드 놀이공원의 광고였다는 사장의 발표로 해프닝에 그치고 만다. 아무리 노력해도 인간을 이길 수 없다고 느끼게 된 너구리 들은 절망에 빠진다. 그때 원더랜드에서 일하고 있는 여우가 절망에 빠진 너구리에게 접근해서 돈도 벌고 인간과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너구리의 변신술로 큰돈을 벌 수 있다고 꾀어 사업에 뛰어들게 했지만 너구리 들은 그것을 역으로 이용해서 돈만 받고 잠적한다. 너구리로 인해 흉흉한 일들이 자꾸 발생하고 이로 인해 경찰까지 투입하면서 싸움이 일어나고 많은 너구리들이 죽게 된다. 너구리 들은 인간 매체에 항의하고 개발을 막을 수 있게 도움도 요구했지만 결국엔 이 모든 일들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변신술에 능한 너구리 들은 인간과 같이 살아가게 되고 아닌 너구리 들은 인간이 주는 먹이를 먹으면서 나름 방법을 찾아내서 도시에서 같이 살아가게 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볼거리가 많은 일본스러운 애니메이션
너구리를 소재로 한 영화는 생각보다 많지는 않은데 이영화는 딱 일본스럽게 너구리를 녹여 놓았다. 일본에서 너구리가 전설에도 많이 등장하는 동물로 행운을 상징한다고 한다. 이 영화는 너구리의 모습을 세 개로 나누어 표현했다. 상당히 특이하고 독특했다. 귀여운 너구리, 형태만 있는 너구리 그리고 실제 동물 같은 너구리 이렇게 세 가지로 표현을 하는데 사람의 시각이나 너구리의 시각에서 표현하는가에 따라서 그림을 다르게 그린 것 같기도 하다. 도쿄의 산업화 개발로 인해 살 곳을 잃어가는 너구리의 삶을 지극히 너구리의 입장에서 풀어낸 것 또한 특이하다. 거기다가 변신술에 능한 너구리 들이라는 설정이 신선하고 기발하다. 살아 남기 위해서 인간의 삶의 방신을 배워 가는 너구리의 노력에서 웃음이 나지만 더불어 인간의 이기심이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구나 싶은 것이 씁쓸하기도 했다. 영화 중간쯤에 보이는 귀신 퍼레이드는 정말로 볼만 하다. 여러 귀신들이 나오는데 그 와중에 토토로와 붉은 귀 돼지가 잠깐 나왔다가 지나가는 장면에서 감독의 위트가 느껴졌다.
이영화에 전반적으로 정말 특이한 점은 영화를 다큐멘터리 식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영화는 애니메이션이다. 지극히 너구리의 입장과 인간의 입장의 중간 지점에서 객관적인 사실만 내레이션을 입혀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 영화의 배경이 사실에 근거한 이야기라는 힘을 실어 준다. 그렇지만 이런 이유로 다소 지겹게 느껴지고 아이들에게 적합하지 않은 영화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도 기존에 지브리 스튜디오 영화와는 다른 형태인 것이 너무 신선했고 너구리를 주인공으로 , 그리고 너구리 시점에서 영화를 그렸다는 것이 재미있는 영화였다.
현실에 적응해서 살아가는 건 사람이나 너구리나 똑같다.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은 지브리 애니메이션 이서 역시 빠지지 않고 다루는 개발과 자연이라는 대립구도가 확실했던 영화이다. 자연이라는 대상이 너구리라는 동물에 빙의했지만 지극히 자연에 의존해서 살던 동물이 인간과 살게 되면서 쓰레기통을 뒤지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현실이 그려지기도 했다. 그들은 정말로 지금의 모습이 되기 전에 그들만의 생존을 위해 그토록 고군분투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한편으로 너구리사 인간 같고 우리가 너구리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조그마한 승리에 기뻐하며 놀고 마시는 모습에서 인간과 너무나 닮아서 웃음이 여러 번 났었다. 더불어 어려워질 시기를 앞두고 새끼를 낳지 말라고 지시했지만 사랑과 본능 앞에서 무너지는 모습도 재밌었다. 어쩌면 감독은 너구리가 인간이고 인간이 너구리라는 말이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생존을 위해서 처절하게 싸우는 너구리나, 돈이나 목표를 위해서 앞뒤 안 가리며 쉴 틈 없이 살아가는 인간이나 거기서 거기라는 말을 하고 있는 듯하다. 결국에 변신할 능력이 있는 너구리는 인간과 같이 살아가고, 능력이 떨어지는 너구리는 쓰레기 통을 뒤지는 모습들이 어쩐지 낯설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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