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브리 애니메이션 리뷰

마녀배달부 키키의 용감한 모험 이야기

by 보름Moon 2022. 10. 3.
반응형

내 삶은 내가 만들어 가는 거야.

마녀 엄마와 인간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키키는 13살이 되면서 1년 동안 독립을 해야 한다. 스스로 선택한 도시로 가서 1년 동안 사람들과 어울리며 인생을 만들어 가야 한다. 어린 딸을 보내는 엄마는 키키가 만들 빗자루 대신 엄마가 쓰던 튼튼한 빗자루를 주어서 보낸다. 키키는 가장 친한 친구인 검은 고양이 치치와 함께 빗자루를 타고 1년 동안 지낼 마을을 찾아 비행을 시작하고 예상치 못한 폭풍우도 만나고 기차도 타면서 해변 마을에 도착하게 된다. 아름다운 마을이 마음에 들어서 정착하기로 마음을 먹지만 어느 것 하나 쉽게 되는 것이 없다. 역시  독립하는 것은 쉽지 않다. 찻길에서는 빗자루를 타지 말라는 경찰의 당부도 신분증 없이는 호텔에 묵을 수 없다는 지배인도 모두 야속하다. 너무 힘든 첫날이었지만 키키에게도 친절을 베풀어 주는 사람이 생긴다. 오소노라는 빵집 아주머니 집에서 일을 도와주며 숙식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빵집에서 배달일을 열심히 하면서 마을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독립 후 조금은 우울했던 키키는 어느새 자신감을 되찾고 즐거운 생활을 하게 된다. 그래도 키키는 순간순간 힘든 순간이 찾아온다. 특히 또래 여자 아이들이 이쁜 옷과 가방을 들고 몰려다니는 모습에 검은 옷만 입는 마녀의 신분이 조금은 못마땅하다. 그래도 여전히 씩씩한 키키는 처음으로 들어온 배달 업무를 훌륭하게 해내고 화가인 우르술라를 만나고 처음으로 돈도 벌어 본다. 이렇게 조금씩 키키는 성장한다. 키키는 배달일을 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와주기도 한다. 손녀에게 청어 파이를 구워서 보내고 싶은 할머니를 도와 불을 지피고 전구도 갈아 드린다. 폭풍우를 뚫고 할머니의 정성을 배달했지만 청어 파이를 싫어하는 손녀의 반응에 키키는 직업의 자신감을 잃고 회의감까지 느끼게 된다. 비를 맞고 배달한 탓에 감기에 걸린 키키는 이렇게 아픈 것이 몸인지 우울한 마음인지 알 수가 없다.  그래도 아픈 키키를 오소노가 정성껏 돌보아 주고 친구 톰보와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준다. 톰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 키키는 좋은 친구가 생긴 것 같아 좋았지만 서로 다른 처지가 힘들고 우울했다. 자신감을 잃은 키키는 치치와 대화하고 빗자루를 탈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다. 더 이상 배달일을 할 수 없었던 키키에게 우슬라가 찾아와서 너무 힘들 땐 좀 쉬어 가도 괜찮다며 용기를 주게 되고 키키는 다시 자신감을 찾는다. 더구나 우주선 사고에 사람들이 다치는 것을 본 키키는 마법의 힘을 다시 되찾고 진심을 다해서 사람들을 구하게 된다. 

누구든 처음은 다 힘든 법이다.

개인적으로 13살이 되어 독립적인 삶을 살아 보도록 하는 마녀들의 규칙이 마음에 든다. 어린이와 어른의 경계선에 있게 되는 그 쯤에 아이들은 사춘기를 겪으면서 본인의 삶과 미래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한국은 입시라는 큰 문을 향해 대부분의 아이들이 달려가기 때문에 사춘기라는 시기도 힘들게 겪는다. 사실 미래에 대한 고민할 시간보다 학원 숙제할 시간이 먼저인 게 현실이다. 그렇지만 입시와 부모님에게서 떨어져서 오롯이 스스로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되어 본다면 그들은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마녀들의 이 의식은 우리 모두 아이들에게 필요한 시간일지도 모르겠다. 키키가 부모님을 떠나 독립을 시작할 때 그녀는 비행에서 첫 시련을 만났지만 기차를 타고 도착한 마을에서 새로운 희망을 보게 된다. 그렇지만 키키가 생각했던 희망과는 달리 현실에 자신의 모습은 그곳 마을 사람들과 너무 달랐고, 어느 누구도 키키의 편이 되어서 위로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혼자서 모든 것을 견뎌 내야만 했다. 또래의 아이들의 알록달록한 옷들과 그들의 삶은 키키와 너무 달랐고 그 아이들이 키키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불편했다. 그렇지만 이런 키키의 모습은 그녀가 마녀이기에 벌어지는 일은 아닐 것이다.  어른인 우리도 아는 사람 없는 새로운 집단에 들어서면 막연한 두려움과 그들과 섞이지 못하는 외로움에 힘든 시간을 보내 기도 한다. 그렇지만 살다 보면 편 겹 없이 우리에게 친절을 베풀어 주는 사람들이 있다. 영화 속 오소노 빵집 아주머니처럼 말이다. 그러면서 무리에 섞일 수 있게 되고 그들과 조화를 이루면 살 수 있게 되기도 한다.  더구나 키키가 주어진 일을 열심히 했던 것처럼 묵묵히 스스로의 일을 해 낸다면 주변은 자연스럽게  다가와 나를 받아들이게 된다. 이 영화에서 13살 아이에게 혹독한 독립생활을 만들어 주긴 했지만 그것은 그 아이가 성장할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었을 것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