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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언터처블: 1%의 우정 그리고 되찾은 삶과 웃음

by 보름Moon 2022.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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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터처블 영화 포스터

 

너무 다른 두 남자의 아름다운 동행

드리드와 필립이 스포츠 카를 타고 광란의 질주를 즐기면서 영화는 시작한다. 드리드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흑인 청년이다. 행실도 좋지 않아 유치장에서 6개월간 들어가 있다가 막 나왔고 일을 하고 싶은 의지도 없이 방황한다. 생활보조금을 받기 위해 서명이 필요했던 드리드는 필립을 만나게 되었고 생각지도 못한 간병인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필립은 추락사고로 전신 마미 환자가 되었다. 드리드는 몸이 불편한 그를 평범한 사람들과 똑같이 대해준다. 지나친 농담과 장난을 칠 때도 있지만 필립은 그런 드리드가 싫지 않다. 장애인 전용 벤은 짐을 싣는 자동차라며 필립을 스포츠카에 태워 일과를 함께 한다. 필립의 주변인들은 드리드가 배경이 좋지 않다고 부정적인 말들을 하지만 필립은 그를 보통 사람들과 같이 대해주는 드리드에게서 해방감을 느낀다. 통증으로 힘들어하던 밤에 드리드가 필립을 스포츠카에 태우고 질주를 하고 밤에 산책을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두 사람은 가까워진다.  고가의 그림을 볼 줄 모르고, 비싼 오페라도 이해할 줄 모르지만 필립은 그런 드리드가 좋다. 아내가 죽고 새로 찾아온 사랑에 소극적인 필립에게 드리드는 사랑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주며 응원한다. 사랑에 자신감을 잃어 우울했던 필립은 드리드와 전용기를 타고 스위스에서 행글라이더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드리드의 집안 문제로 돌아가게 되고 새로운 간병인을 구한 필립은 예전 우울했던 그때로 돌아간다. 그렇지만 그런 그를 드리드가 다시 찾아오면서 그들은 특별한 우정을 이어가게 된다.    

때로는 지나친 배려가 잔인한 현실을 일깨운다. 

이 영화에 관한 내 생각을 말하기 전에, 일단 이 영화는 생각보다 재미있다. 어둡게 그려질 수도 있는 소재를 갖고 재미있게 풀어놓았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긴 했지만 산송장이나 다름없는 한 남자와 가난에 힘들어하는 흑인 남자의 우정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참신하다. 영화의 재미있는 요소는 대부분 드리드가 필립을 대하는 부분에서 불쑥 튀어나온다. 누가 보기에도 위험한 배경을 갖고 있는 드리드의 순순한 시선이 위트 있게 잘 그려졌다. 드리드가 필립의 집에 두 번째로 방문했을 때 그가 지낼 수 있는 방에 매료되는 씬은 그가 얼마나 안정적인 삶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다. 생각에도 없던 필립의 간병인을 수락했던 건 지금까지 불안정하게 살아온 삶에서 벗어나 엄마에게 보란 듯이 잘 나가는 장남이 되고 싶은 그의 의지였을 것이다. 사소한 의지로 시작했던 일이 생기가 없던 장애인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으니 인생은 아이러니하다. 필립을 대하는 드리드는 매사 진지해 보이지 않는다. 난 영화 초반에 필립을 배려하지 않는 드리드의 행동이 무례하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어쩌면 이런 나의 생각은 잘못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나 조차도 몸이 불편한 장애인에게 온 마음을 다해서 배려를 하며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기 때문이다. 드리드는 필립은 그저 잠시 몸이 아픈 친구처럼 대한다. 담배를 권하고 스포츠카를 태우며 성적인 농담도 서슴지 않는다. 팔과 다리를 움직일 수 없는 그에게 초콜릿을 뺏어 보라며 장난을 치는 씬도 나에겐  조금은 불편했다. 그렇지만 필립은 달랐다. 필립은 그런 숨 쉴 구멍이 필요했다. 완벽한 재력을 가진 아픈 그를 주변에서 극진히 보살피며 그의 비위에 거슬리지 않으려고 노력해왔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필립을 배려해줄 때마다 그는 스스로 남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하루에도 수백 번씩 느끼고 살지 않았을까? 그런 그에게 갑자기 나타난 드리드는  필립에게 장애인이라는 단어를 잊게 해주는 유일한 사람이 되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대해주는 드리드에게 필립은 자신을 존중해 준다는 느낌도 받았다. 드리드는 필립의  팔과 다리가 되어 줄 뿐 아니라 제대로 숨 쉴 수 있는 공기도 되어 주었다. 드리드와 있으면 진짜 살아있음을 느끼게 되었고 버릇없는 딸을 훈계할 의지가 생겼으며 또 다른 사랑을 찾아갈 용기도 생겼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몸과 정신이 병든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어쩌면 내 가족 중에 이미 그런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이 영화는 그런 사람들은 마주 했을 때 , 우리가 어떤 태도로 그들을 대하는 게 진정으로 그들을 위하는 길인지 생각해볼 기회를 주었다. 무엇이든 과하면 독이 된다.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려면 적당한 배려와 진정성 , 더불어 편견 없이 그 사람을 대해 주는 지혜도 필요하겠다. 

100% 실화 영화 그리고 비한인드 스토리

이영화는 프랑스 영화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로 드리드가 흑인으로 나오는 것과는 달리 실제 인물은 아랍계 청년이라고 한다. 영화를 광고할 때 필립을 프랑스의 상위 1%의 인물이라고 묘사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필립의 실존 인물은 프랑스에서 귀족 재벌이기도 하지만 그의 선조가 나폴레옹의 가까운 친구였고 어느 섬에 수상을 지낸 귀족 가문이라고 한다.  이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 업사이드로 리메이크되었는데 원작만큼이나 흥행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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