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12년의 삶을 그린 귀한 영화
이영화에 대한 내 생각을 어필하기 앞서 12년 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영화를 찍어온 감독에게 경의를 표한다. 더불어 어느 배우도 낙오되지 않고 귀중한 기록을 남겨 준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어느 누가 12년 동안 영화를 찍었으리라고 감히 상상이나 했을까? 나 또한 이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시청하고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왜냐하면 성인 배우들이 정말로 늙어가고 있었고 , 아역 배우는 말 그대로 영화와 함께 성장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영화를 제작한 링클 레이더 감독이 배우 애단 호크에게 영화를 찍는 도중에 자신이 죽게 되면 꼭 마무리해 달라는 말을 버릇처럼 했다고 한다. 말속에 감독의 영화에 대한 의지가 대단했음을 알 수 있다. 제목은 어린 메이슨의 성장기 같이 느껴지지만 영화를 본 나는 온 가족의 성장 드라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싱글맘으로써 힘들게 아이들을 키워온 엄마, 평범하지 않은 성격으로 속을 알 수 없는 아들, 똑 부러지는 성격에 딸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최선을 다했던 아버지의 이야기가 모두 들어있다. 영화는 시간의 세월이 흐르는 것처럼 지나간다. 6살의 아들은 18살 성인이 되어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영화는 끝나게 된다. 주인공의 메이슨은 어린 시절부터 보통 아이들과는 조금 달라고 속을 잘 보이지 않는 말 없는 아이였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그가 삶에 대해 진지 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는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는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찾고 진정한 삶의 무엇인지 가장 고뇌하고 있었던 인물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메이슨의 새로운 미래를 암시하며, 인생은 순간들의 연속이라는 말을 하게 되는데 , 이것이 감독이 우리에게 말하고 싶은 메시지 같이 느껴졌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 같아 보여도 그것들이 한 사람 인생 속으로 들어가면 하나의 재미있는 스토리가 되면서 , 우리는 누구나 각자의 특별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영화 속 네 인물의 평범하지만 특별한 인생
메이슨은 말이 없고 조용한 남자 아이다. 평범하지 않아 학교에서는 선생님께 지적받기 일수 지만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메이슨의 누나 사만다는 적극적이고 똘똘한 딸이다. 공부를 잘해서 엄마와 할머니에게 인정을 받는 모범생이다. 엄마는 싱글 맘으로 혼자 아이를 양육하기 벅차다. 아빠는 경제적으로 능력이 없어 엄마와 이혼을 했지만 아이들을 사랑하고 책임감이 커서 아이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어 준다. 커리어를 위해 엄마는 다시 대학에 들어가기로 하면서 이사를 가게 되고 엄마의 교수였던 남자와 재혼을 한다. 행복도 잠시, 알코올 중독 증상을 보이며 폭력을 일삼게 되고 엄마는 아이들을 데리고 그 남자를 떠나게 된다. 메이슨과 사만다는 다시 힘든 시절로 돌아간 듯하지만 이것 또한 시간이 해결해 주면서 이들은 모두 성장하게 된다. 영화 중간에 아이들의 일탈하는 모습들이 조금씩 그려진다. 주인공인 메이슨이 형들과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나, 하루 종일 게임기만 붙들고 있는 모습 등 아주 걱정스럽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있을법한 사건들이다.
자신의 미래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어 보이는 메이슨의 캐릭터는 참 답답해 보인다. 그렇지만 각기 다른 네 명의 인물들은 각자 자기 위치에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12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때론 어렵고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기억들이 있었지만 이들은 모두 12년이란 세월 동안 많이 성장하게 된다. 영화는 메이슨이 대학을 입학하고 성인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되면서 끝을 맺는다. 어떠한 결론도 내지 않고, 앞으로 살게 될 그들의 남은 인생이 앞서 살아온 인생같이 평범하지만 소중하고 찬란할 것이라고 말해주며 여운을 남겨 준다.
엄마는 강하고 여자는 약했다.
주인공이 아들이긴 했지만 난 아이들을 책임 지는 엄마의 삶이 자꾸 눈에 들어왔다. 전남편과 이혼하고 홀로 아이를 키우는 씩씩한 엄마였지만, 여자로서의 인생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녀가 학위를 따기 위해 다시 학교로 돌아갔을 때 난 그녀의 선택이 정말 현명하다고 생각했다. 공부를 하며 아이를 키우는 일은 안 해본 사람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장벽들과 고통이 함께 한다. 다행히 친정엄마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엄마이면서 동시에 여자였던 그녀는 남자 고르는 눈은 정말 별로이다. 아이를 키우며 힘들고 외로웠던 마음은 이해하겠으나, 그래도 두 번이나 알코올 중독에 폭력을 휘두르는 남자를 선택했다면 문제는 심각해보인다. 그래도 영화 말미에 더 이상 결혼은 하지 않고 혼자 살겠다고 다짐했으니 다행이다. 어쩐지 그런 그녀가 나와 같은 여자로서 측은한 마음이 든다.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에게서 아이들을 구출하는 그녀는 대단한 어머니였지만 , 여자로서의 그녀의 삶은 외롭고 고독했을 것이다. 대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경제적인 안정은 찾았지만, 그녀의 텅 빈 마음은 그 누구도 채워 주지 못했다. 혼자 남겨진 그녀에게 다가올 미래는 더 이상 희생도 외로움도 없이 행복하기를 상상해본다. 진정한 사랑을 꼭 찾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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