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르코가 아닌 파르코의 인생을 선택한 돼지
이영화는 미야자키 하야오 영화 중에 가장 최근에 보았던 영화이다. 사실 돼지랑 사람이랑 같이 그려진 포스터가 내 흥미를 끌지 못한 것도 있지만 뭔지 모를 진부함이 느껴졌다. 그렇지만 영화를 보면서 내 예상은 완전히 빗나 갔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영화를 만들고 본인의 최고의 영화라고 불렀던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첫 장면부터 파르코라는 돼지 파일럿이 아이들을 해적으로부터 구하면서 영화가 시작된다. 악역을 도 맡고 있는 해적들 얼굴에 악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돼지 얼굴을 한 이 파일럿을 그 누구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애니메이션 세계에서만 혀용 되는 상상력이지만 그가 돼지라는 것에 그 아무도 이질 감은 표현하지 않는다. 보는 시청자인 나만 끊임없는 궁금함을 갖고 있는다. 돼지라고 놀림감이 되기는 하지만 남자 중에 남자인 파르코는 그 누가 자신을 비난해도 상관하지 않는다. 초반에 파르코는 원래 마르코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었다는 장면과 사진이 나온다. 여자 주인공인 린이 마법에 걸린 얼굴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보아 마법사에게 저주가 걸린 건 아닐까 하는 유치한 상상도 해봤다. 영화 속에 파르코는 세상을 해탈한 총잡이이며 ,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는 방랑자이며 , 여자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옴므파탈이다. 현상금을 쫓아 사람을 구하지만 사람은 절대 죽이지 않는다는 자신과의 약속은 목숨이 위태로워도 지켜야 하는 고집 있는 남자이다. 돼지의 모습을 하게 된 이유를 확실하게 영화에서 보여 주고 있지는 않다. 아마 과거에 전쟁 중에 사랑했던 친구들을 잃고 삶의 의미를 잃고 존재감에 회의를 느낀 것이 스스로를 돼지라고 칭하며 살기로 맘먹은 이유일 것이다. 전쟁에 파르코를 다시 끌어들이려고 하는 중령 앞에서 사람을 다시 죽이느니 돼지로 사는 편이 훨씬 났다는 대사에서 그가 사람을 죽이는 일에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았고 후회를 했는지도 읽을 수 있었다. 어쩌면 그동안 사람을 죽이면서 살았던 자신의 모습이 끔찍하게 싫어 스스로에게 저주를 걸어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외모, 사랑 , 물질 어느 것에도 집착하지 않고 모든 것을 해탈한 삶을 살지만 파르코에게 다가와 진심을 전하는 사람들로 인해 스스로가 굳게 닫아 놓은 문을 조금씩 열어 보이는 파르코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마도 앞으로 그가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영화 속 자유로운 돼지의 삶이 멋지긴 했지만, 감독은 인간의 삶과 죽음 앞에서 큰 상처를 받은 나약한 존재가 다시 인간으로 받는 사랑과 관심으로 치유된다는 이야기가 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산업화가 시작되고 전쟁이 끊이지 않던 영화 속 그 시절
이 영화는 시대적 배경은 1900년대 초 1차 세계 대전이 끝난 휴전기 시절이다. 이시절엔 20년 전도 휴전기를 거쳐 다시 2차 세계 대전이 히틀러에 의해서 발발되는데 전쟁 후에 살기 어려워진 심리적 약점을 파고들어 참혹한 일들이 벌어졌다. 수만은 전쟁을 거쳤어도 총, 칼 혹은 단순한 화약 포로 전쟁의 승패를 갈랐던 시절과는 다르게 산업화로 인해 신무기들이 개발되었고 이로 인해 수만 명의 사람들이 너무 쉽고 빠르게 죽어 나가게 된다. 1차 세계 대전을 이렇게 겪고 많은 사람들이 죽음에 의한 트라우마로 고통을 받으며 살아간다. 유럽 중에 이탈리아는 승전국으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상황이 나았지만 승리를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죽음을 감수했을지 생각해 보면 기뻐할 일은 아니다. 전쟁으로 파탄난 경재 상황을 감당해야 했던 국민들은 길거리에 나 앉아 부랑자로 살아가던지 아니면 약탈을 살기 위한 해결책으로 삼았다. 이런 시대적 이슈가 영화 속에 고스란히 들어가 있으니 영화를 볼 때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본질적인 자유를 꿈꾸는 한 인간 돼지의 이야기
파르코라는 파일럿 돼지는 돈을 벌기 위해 좋은 일을 한다. 해적이 많던 시절에 해적들의 물건들을 자꾸 되찾아 오니 파르코는 그들에게 공공의 적이 되고 만다. 하지만 돈을 쫓아 가는 돼지라도 자유롭고 젠틀하며 위트 있는 그는 주변에 대부분의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여자 주인공인 린에 오랜 친구 이기도 한 그는 원래 군인 파일럿이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는 돼지의 모습을 하고 돌아왔고, 그날 이후로 그는 사람을 죽이는 일은 절대 하지 않기로 마음먹는다. 린을 좋아하던 커티스라는 군인은 해적들과 손을 잡고 파르코를 없애려고 한다. 하지만 그들과 싸우면서 파르코 비행기가 파손되었고 파손된 비행기를 고치는 과정에서 피코라는 아이를 만나게 된다. 예쁜 외모의 피코는 비행기 정비사로 파르코의 비행기를 손수 고쳐주면 파르코와 비행을 떠나게 되고 , 다시 마주친 마마보이 커티스는 피코에게 반하게 되면서 결투 신청은 한다. 사람을 죽이지 않겠다고 결심한 파르코는 커티스를 죽이지는 못하지만 결투에서 승리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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